[0:03]아 여기 집이야 식물원이야
[0:08]태안 소장님집이라고요? 실내에서 식물을 이렇게 땅에다 심고 싶은 로망 이 일을 하면서 깨닫게 된 거 내가 힘든 건축주이구나. 안녕하세요. 저는 이 집에 남편 박현근입니다.
[0:28]저 우리 소장님들은 어디서 살까 궁금했었는데요. 우리 가족들 집이고 저는 그저 집사죠. 집이 마음에 드십니까?
[0:38]오늘은 건축탐구 집에 출연하는 소장님들의 집을 찾아가 봅니다.
[0:46]첫 번째 집이 있는 곳은 경기도 양평 산 좋고 물 좋은 곳이죠.
[0:57]이건 다 뭐예요?
[1:02]오 깜짝이야. 영화 건축학개론 따라 하시는 거예요.
[1:16]선생님, 이거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지금.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아니 여기 왔는데 집도 많고 나 혼자 센치하게 분위기 잡는데 왜 그러세요! 설마 그럼 제가 오늘 탐구하러 갈 집이? 저희 집은 아니고 저희 아내 집 저희 고객 집이죠. 저는 얹혀 살고 거기. 돌아가고 싶은 집을 짓는 박현근 소장! 화통하고 유쾌한 박현근 소장
[1:54]저희 집은 여기서 조금 저쪽으로 가면 됩니다. 이쪽이요? 한번 이쪽으로 가보실까요?
[2:01]이제 나와요? 우리 건축학 개론 전람회 음악 한번 틀어볼까요?
[2:14]박 소장님이 양평에 터를 잡은 건 10년 전 30대 중반 월급쟁이 시절이었다는데요. 여기가 저희 집입니다.
[2:27]안녕하세요. 어우 안녕하세요. 아 반갑습니다. 드디어 뵙네요. 근데 아내분은 굉장히 젊으세요. 아 그게 해요? 예. 아 감사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 집에 저기 남편 박현근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내 이희경입니다. 대학 때부터니까 한 8년 정도 연애했던 것 같아요. 이분 말고 다른 분을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내분도 그러신가요? 그렇죠 만난 이후로는 없죠. 그전에는요? 그전에는 있었죠. 건축학도 시절 만난 첫사랑과 결혼에 성공했으니 아이고 그야말로 영화 건축학개론의 해피엔딩 버전. 우리 결혼하면 이런 집에서 살자. 연애 시절 소꿉장난 같던 약속이 집 짓기의 시작이었답니다. 와이프가 저 보낸 준 그림 편지에 이런 집에 살고 싶다 라고 했던 게, 어 그게 처음으로 저도 제 집에 대해서 생각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언젠가 집을 짓게 된다면 아내가 원하는 집을 꼭 한번 만들고 싶다.
[3:51]그 시절 현근 소장님은 주로 도서관이나 미술관 같은 공공 건축만 설계를 했다죠. 주택 설계는 이 집이 처음이었답니다.
[4:04]보통 첫 작업이 사실 시행착오도 조금 있잖아요. 근데 어떠셨어요? 만족하셨나요? 저희는 일단 예산에서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예산에서. 시공비에서. 그래서 두 번째 설계 작품이에요. 주택 건축사에 한 획을 그어보겠노라. 야심만만하게 시작했지만. 예산 때문에 서른 여덟 평집이 스물 세 평으로 줄었죠.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있었다는데요. 난 이 주변이 다 좋아. 난 여기서 살고 싶어. 왜냐하면 바람 솔솔 불고 마당에서 뛰어 놀을 수도 있고 바람이 불면 꽃들이 팔랑팔랑 춤을 추는 것 같아. 딸에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답니다. 딸이 그때 한 다섯, 여섯 살 때였으니까 자기는 공주니까 성에 살고 싶다. 딸 원하는 거 못 해주냐 하면서 성 느낌을 내려고 이제 뭐 이런 벽이나 뭐 요런 딱 전형적인 성곽 같은 느낌. 아니 그러니까 좀 앞에 콘크리트 벽에 이렇게 요철이 있는 게 성벽을 표현을 한 거군요. 예. 응? 그런데 성곽 옆에 글씨가 새겨져 있네. 음미 심상해 보이는데요. 이게 그러면은 묘비인가요? 아니요. 아 묘비 아니에요? 근데 뭐 X 뭐 이렇게 적혀있는데요? 그렇죠. X Y인가? 저의 순수함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죠. X I A 그때 당시에 와이프가 그 시아 시아준수 팬이어 가지고 와이프가 외벽에다 이름을 새겨달라고. 아니 아. 새겨 달라. 아니 내 우리 집인데 왜 남의 남자 이름을 새기냐? 근데도 죽어도 하고 싶대요. 어 정말요? 어 특이하다. 그래서 이 벽에다가 했죠. 아이고야 하마터면 집 벽에 왜가 남자의 이름을 새길 뻔 했다네요. 근데 그때 해리 스타일스 좋아했으면 힘들었어요. 여기 해리라고 적었어야 됐었어. 아니 시아 시아였게 망정이지. 땀을 너무 흘리시는 거 아니에요 진짜?
[6:22]첫사랑 첫 아이, 그리고 생애 첫 주택 설계 본격 탐구 시작해 볼까요?
[6:33]작은 집 건축의 핵심은 설계. 어디 보자 현관을 지나는 오 가운데 복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으로 공간이 구분됩니다. 아 참 특이한 게 현관에서 들어올 때 정말 정중앙으로 들어오니까 마치 작은 예식장 같은 데 들어오는 느낌도 좀 나고. 처음부터 이렇게 기획하신 거죠? 예 이분께서 음 가족한테 오히려 아이한테 집은 거의 종교와 같다. 뭐 이런 느낌이 있었어요. 설계도면 한쪽에 적어 놓은 다짐 이 집에서 가족들이 위로와 평안을 얻기를 바랐답니다.
[8:03]저 다이어트 할 때는 운동기구도 됐었어요. 어떻게요? 단차가 있잖아요. 그래서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 다이어트할 때. 재밌다. 좋았어요. 또 하나 집에 인상을 좌우하는 것이 현관에서 집 안으로 이어지는 바로 이 가벽인데요.
[8:27]이것도 아내의 요구 사항이었다네요. 왜 그랬을까? 우리 집에 가벽이 많잖아요. 그 이유는 저는 벽이 많은 공간에 들어가면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서점 갈 때가 되게 좋았어요. 그러면 나는 나를 위해서 나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서점을 집 안에 갖다 놓고 싶다.
[8:57]아내가 좋아하는 책이 한 가득.
[9:07]진짜 벽을 세우는 대신 나무 기둥을 이용한 가벽으로 공간을 분리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봐요. 이게 만약 벽이었으면 얼마나 무미건조했을까? 그럴 것 같네요. 기둥하고 보니까 여기 저 어느 정도 시선도 부엌쪽으로도 열리고 서로 시선 교차가 되네요. 집이 마음에 드십니까? 10년 동안 사셨는데.
[9:34]잘 했어. 정말 감동 받았어요.
[10:24]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건축주가 있는 거예요. 화장실까지 따라와서 일 보고 있는데 문턱에 앉아가지고 뭐 단열재를 이걸 써야 되냐 뭘 해야 되냐 자꾸 일을 물어 계속 쫓아다니면서 물어보는 거예요. 내가 좀 짜증을 냈더니 자기도 건축주 대우를 해 줘 막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럼 당신은 나한테 설계비를 안 줬잖아? 막 그러니까 봉투에다가 30만원 넣어 가지고 설계 이래 가지고 저를 딱 주고 줬던 기억이 나거든요.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어 30만 원. 준거 여기 있네요.
[11:05]누가 건축가 아내 아니랄까봐 이 평면도뿐 아니라 입체 도면까지 그려가며 상상에 나래를 펼쳤다네요 글쎄. 종이로 자기가 원하는 주방 배치나 가구 이런 것들을 A4 용지를 잘라서 만들어서 나한테 이런 걸 원한다고 보여줬어요. 그때 저한테 뭐라고 얘기했냐면 당신이 이렇게 너무 구체화해 버리면 건축가의 상상의 영역을 침범할까 우려된다. 내가 그렇게 심한 말을? 아니 어 그렇게 얘기했어요. 나의 상상의 영역을 존중해 달라고. 근데 제가 아 내가 그걸 받아들였어. 어 그렇구나. 어 그렇지. 하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게 훨씬 수월하지. 어.
[12:26]아내가 요리에 별 취미가 안 생기더랍니다. 그래서 주방의 주인은 남편이라네요.
[12:39]요리하는 걸 엄청 좋아하고 재미있어하고 손님들 잘 먹어주면 너무 기뻐요. 신혼초에 회사를 한번 그만 둔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진짜 여행사를 할까 요리를 배울까 그렇게 고민한 적이 있어요. 아주 옛날에.
[13:17]맛없는 요리도 있어? 아빠 요리 중 맛없는 요리도 있어? 어 근데 약간 그런 거야. 어떤 사람 보고 잘생겼다 하잖아. 잘생긴 게 헨섬일 수도 있는데 그냥 잘생긴 걸 수도 있잖아. 얼굴이 잘생긴 걸 수도. 어 어 어.
[13:33]맛 맛이 있어? 맛이 있어. 그런 느낌이야. 어 아빠 최고. 어 울었어. 울었으면 안 되는데. 내가 필리핀 갔을 때 아팠을 때 있잖아. 그때 아빠 김치 볶음밥 먹고 싶더라고. 어 아빠 김치 볶음밥 먹고 싶어서 울었어? 울었어. 울었으면 안 되는데.
[14:00]처음 짓는 주택이다 보니 아무리 건축가라도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답니다. 저희가 욕실을 할 때 제가 컨셉이 블랙 앤 화이트였는데 그거 실수야. 저는 석회가루가 와 그렇게 잠식할지 몰랐어요. 이렇게 새하얗게 덮어요. 아무리 지워도 남아 있어요. 지하수의 성질을 잘 알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색깔 선택이었어. 블랙 블랙 타일과 블랙 수전 같은 거는 아 좀 지하수하고는 좀 안 맞다. 정수화 된 수돗물에 비해 지하수는 석회가 더 많답니다. 그걸 모르고 검은색 타일을 시공했는데 물대 청소하는 게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네요.
[16:45]하자는 1년 후부터 생겼어요. 물청소를 못 하겠어요. 타일이 자꾸 떨어지니까 그 물의 수압도 못 견디는 거예요. 제가 한 타일 작업은. 우리는 하자 부부죠. 하자. 계속 이제 뭐 이렇게 차 사가지고 주말마다. 이 마당도 옳소 아내가 새로 했다는데 멀리서 보면 근사한데 가까이서 보면은 구배가 안 맞았네.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하니 모기가 알을 까기도 한다네요 글쎄.
[17:21]또 이 대문은 남편의 작품인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죠.
[17:44]어떤 보면 저도 아 이거 좀 힘들긴 하겠지만 마음 먹으면 할 수 있지 않나 싶은데 많이 다르던가요? 아 이게 안 되더라고요. 몸이 안 움직이고 일단 피스 박는 것도 조금 박다가 힘이 빠져가지고 안 들어가게 되고 굉장히 어설퍼요. 보면. 그래서 전문가는 필요하구나.
[18:05]저는 대문 만들면서 많이 느꼈고 와이프는 이 타일 하면서 많이 반성했고 그런데 한번 정도는 좀 자기 집에 대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해볼 필요는 있다. 재밌다. 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기억해야 되겠습니다. 탐구 계속 이어가 볼까요? 이 집에는 방이 두 개 있는데 대칭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공용 공간에서 작은 계단으로 오르면은 사적인 공간이 시작되는데요. 먼저 딸 지율이 방부터 볼까요?
[18:53]딸이 설계 당시에 6살이었는데 함께 있고 싶어 했던 아이였어요. 그럼요. 그때는 당연히 부모님이랑 같이 살 나이 아니에요? 그러다가 지금 중2. 중2. 좀 예민할 때죠. 지금은 문이 잘 안 열리죠. 지금은 열리길 바라면 안 되죠. 본인의 방을 왜 안방과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했느냐 토로하는 나이에 이르렀죠. 아이고 저런 딸바보 아빠가 10년 뒤를 내다보지 못하셨네.
[19:57]아버지가 10년 전 어머니가 한국에 오실 때 머무는 방으로 선물한 부부 침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20:12]제가 아내와 같이 여기서 자다가 아내가 도망갔어요. 어 비디오로? 다락으로. 어 그래요? 아니 너무 안 씻어요.
[20:25]아니 똥 안 씻어요. 이게 뭐 술 좀 먹고 냄새 나고 하다 보면 또 안 씻고 가끔 자기도 하고. 가녹이 아니고 발만 씻어요. 발만 씻고 와요. 아침에 얼굴도 안 씻으면 이불에서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모르시죠? 피곤해도 좀 씻으시지. 허나비 신세가 따로 없네.
[20:56]아버지가 10년 전 어머니가 한국에 오실 때 머무는 방으로 선물한 부부 침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21:13]제가 아내와 같이 여기서 자다가 아내가 도망갔어요. 어 비디오로? 다락으로. 어 그래요? 아니 너무 안 씻어요.
[21:25]아니 똥 안 씻어요. 이게 뭐 술 좀 먹고 냄새 나고 하다 보면 또 안 씻고 가끔 자기도 하고. 가녹이 아니고 발만 씻어요. 발만 씻고 와요. 아침에 얼굴도 안 씻으면 이불에서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모르시죠? 피곤해도 좀 씻으시지. 허나비 신세가 따로 없네.
[21:56]아버지가 10년 전 어머니가 한국에 오실 때 머무는 방으로 선물한 부부 침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22:13]제가 아내와 같이 여기서 자다가 아내가 도망갔어요. 어 비디오로? 다락으로. 어 그래요? 아니 너무 안 씻어요.
[22:25]아니 똥 안 씻어요. 이게 뭐 술 좀 먹고 냄새 나고 하다 보면 또 안 씻고 가끔 자기도 하고. 가녹이 아니고 발만 씻어요. 발만 씻고 와요. 아침에 얼굴도 안 씻으면 이불에서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모르시죠? 피곤해도 좀 씻으시지. 허나비 신세가 따로 없네.
[22:56]아버지가 10년 전 어머니가 한국에 오실 때 머무는 방으로 선물한 부부 침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23:13]제가 아내와 같이 여기서 자다가 아내가 도망갔어요. 어 비디오로? 다락으로. 어 그래요? 아니 너무 안 씻어요.
[23:25]아니 똥 안 씻어요. 이게 뭐 술 좀 먹고 냄새 나고 하다 보면 또 안 씻고 가끔 자기도 하고. 가녹이 아니고 발만 씻어요. 발만 씻고 와요. 아침에 얼굴도 안 씻으면 이불에서 얼마나 냄새가 나는지 모르시죠? 피곤해도 좀 씻으시지. 허나비 신세가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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